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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소식

정세균 국회의장,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 기조발언 및 마무리발언 전문

[NBC-1TV 이광윤 보도국장]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 (2016.8.22. 10:00,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하는 국회를 위해 ‘국회의원 표결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무쟁점 민생법안이 제때 통과될 수 있는 시스템·문화를 만들 것이며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 구성’과 내달 미국방문으로 의장외교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의장의 기조발언 및 마무리발언의 전문이다.

 
기조발언

반갑습니다. 국회의장 정세균입니다.

먼저 귀한 자리에 초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뜻 깊은 세미나를 열어주신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황호택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과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새벽 리우 올림픽 폐막식이 있었습니다.
전세계를 열광시켰던 17일간의 열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 선수단과 함께한 올림픽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영광의 순간에는 온 국민이 함께 환호했고,
안타까운 순간에도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함께 나눴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 여러분이 보여준
노고와 투혼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웃고 울 수 있었던 건
승패를 떠나 대한민국 선수단이 보여준
땀과 열정, 그리고 눈물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정치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는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기 전에
정치가 먼저국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앞장서 뛰어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서 이 자리를 만들어 주신 것도
우리 정치가 좀 더 정신 차리고 일해 달라는
당부와 격려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과정에서 국민들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진심어린 노력이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정치 또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
단순한 임기응변이나 어설픈 가식으론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정치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특권, 당연히 내려놔야 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의장 직속으로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단 한 명의 의원도 넣지 않고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했습니다.
정치권의 논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 문제를 완전히 매듭짓겠다는 의지입니다.

활동시한은 3개월로 못박았습니다.
오래 끌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멀지 않은 시점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권 내려놓기 시도가
국회만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뉴스 속에 등장하는 소위 힘있는 사람들의
특권과 권력놀음에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권력의 핵심부는 물론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특권의식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더불어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국회의 목표가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일하는 국회입니다.
특권 내려놓기 문제는
일하는 국회의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제가 15대부터 국회에서 일했는데
당시에 비하면 우리 국회도 많이 바뀐 게 사실입니다.
예전처럼 놀고먹는 의원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언론인들께서 노력해주신 결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의장으로서 개별 의원의 선의와 노력에만 기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은 기본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원들이
일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그 일환으로 우리 20대 국회에서는
다양한 성과관리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평가는
주로 출석률과 입법발의 실적과 같은
정량적 평가에 많이 의존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회의에 잠깐 출석만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자리를 비우는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단순히 출석여부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표결에 얼마나 성실히 참여했는지
제대로 밝혀져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의원 표결정보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이번 정기국회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쟁으로 인해 국회가 아무 일도 못하는
식물국회의 모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정치적 논란과 관계없는 무쟁점 민생법안이
발목 잡히지 않고 제때 통과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국회가
대치가 아닌 협치,
권력독점이 아닌 분권을 이뤄내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의장으로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협치와 분권의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제가 가진 모든 정치적 역량을 쏟을 생각입니다.
언론인 여러분,

20대 국회의장으로 취임하면서
몇 가지 약속을 드린 것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겠다는 약속입니다.

결코 간단치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우리시대가 요청하는 의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실현해 나가면 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뭡니까.
바로 민생문제입니다.

온 사회를 갈라놓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뉴노멀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성장과 분배의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흔히 정치인들이 통합, 통합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단순한 이데올로기 통합이나
지역 통합에 국한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의 핵심은
격차를 해소하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국민 삶의질 향상’이야말로
2016년 현재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 시대정신)이자
국민 대통합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핵심고리가
바로 청년문제 해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 문제, 소득격차의 문제, 출산과 보육의 문제,
지속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문제가
모두 청년문제와 중첩되어 있습니다.

며칠 전 서울의 한 제과점에 다녀왔습니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함께
꿈을 나누고 희망을 일구는 공간이었습니다.
정치가 할 일은
이러한 공존과 공생의 길이
개별 현장을 넘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굳건히 뿌리를 내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야간 추경과 법인세 문제로 논란이 있지만
청년문제 해결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예산을 효과적으로 투입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낙망(落望)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청년문제를 풀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언론인 여러분,

지금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매우 위태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북한은 플루티늄 생산을
재개했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의도로 이 같은 주장을 했건 간에
이는 유엔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전이자 위협입니다.

북한의 잘못된 선택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합니다.
필요한 제재, 당연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채찍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북 압박정책으로 일관해온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의 결과가 뭡니까?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제재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 붕괴론을 신봉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 체제의 지탱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입니다.
수백만의 아사자를 냈던 북한 체제가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 속에서도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왔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재 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자칫 김정은 정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사태는 결코 없어야 합니다.
대화와 제재는 병행돼야 합니다.

추석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이산가족 문제가 심각합니다.
생존해 계신 이산가족 분들이 고령화되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분들의 한을 풀어드릴 길이 없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영상편지 사업이나
유전자 채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얼마 전 이산가족 유전자 채취 현장에
직접 다녀온 바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남은 단 하나의 소원은죽기 전에 북에 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산가족 문제는 이념의 문제도, 안보의 문제도 아닙니다.
정부가 당장 대화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주시길 촉구합니다.

언론인 여러분,

저는 지난 제헌절 경축사에서
동북아 평화와 협력을 위해
6자회담 당사국 의회간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을 구성했습니다.
여야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외교단이
곧 미,일,중,러 4개국 의회를 상대로 한
의회외교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의장으로서 저 또한 직접 나설 것입니다.
내달 미국을 시작으로
의장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국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외교 채널을 풀가동하여
한반도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가고자 합니다.

의원외교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다양한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언론인 여러분,

현대사회는 직접 민주주의가 불가능한 사회입니다.
누군가는 국민을 대신해 나라를 경영하고,
또 그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입니다.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라면
전문가나 관료에게 일임하여 처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해결을 요하는 많은 문제들은
가치중립적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견이 있고 저항이 따르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대부분 정치의 권능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들입니다.
정치의 역할을 부정하면
그 자리를 관료주의나 시장만능주의가 대체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가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의 사상가 노자는
“군주란 백성들이 그의 존재를 잊고 있을 때가 가장 좋고,
그에 복종하고 찬사를 보낼 때는 그저 그러하며,
경멸할 때가 가장 나쁘다”고 하였습니다.

정치가 경멸의 대상으로 남아서는
공동체의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 국회부터 일하는 국회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이 직면해 있는
다양한 위기를 돌파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말씀으로
기조발언에 갈음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발언

다당체제로 출범한 20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협력과 타협의 의회주의가 절실합니다.

이제 곧 20대 국회 첫 번째 정기회의가 열립니다.
그 전에 추경안이 처리돼야 하고
기왕에 합의된 청문회도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국회가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0대 국회가 국민의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 매겠습니다.

정치가 정상화되고 국민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우리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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