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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광윤 보도국장 이메일로 전달된 전직 교사의 '제자 사랑'

"학교를 사람냄새 나는 세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NBC-1TV 김종우 기자]보도국의 하루는 연초에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주단위로 업그레이드된 일정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는 출입처의 상황에 비례해서 움직이는 언론의 생리 때문에 실시간으로 수신되는 보도자료용 이메일은 기본적인 스케줄을 우선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메일 가운데도 가장 영향력이 큰 주소는 korea@nbc1tv.com 이다. 보도국장 전용 이메일 이기 때문이다. 언론사 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NBC-1TV는 이 채널을 보도국장과 당일 내근 책임 기자(이하 책임기자)가 공유한다.

물론 보안상 패스워드는 매일 바뀌지만 하루 수신되는 이메일이 작게는 50통에서 많게는 5백여 통이나 되다보니 보도국장 혼자 소화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10% 정도의 악성 스팸메일은 책임기자가 바로 삭제하고 정당별 출입처별 보도자료는 중요도에 따라 선별 삭제한다.

이런 시스템 이기 때문에 보도국장이 먼저 읽지않은 보도자료는 책임기자의 입맛(?)에 따라서 흔적도 없이 삭제 될 수는 있는 맹점이 있다.

그러나 업무의 효율성 때문에 어쩔수 없는 방법이다. 예외도 있다. 수신인이 보도국장으로 지명된 이메일이나 특수공문에 대해서는 주요내용으로 분류돼 바로 비공개 이메일로 전달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바로 보도되지 않는 자료가 허다 하다. 당일 보도용과 심층보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 취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취재는 보도국장이 아닌 당담기자에게 배분돼 취재가 이루어지는데, 현장 취재 과정에서 신뢰성이 없으면 기사가 전송되지 않는다. 물론 기사화 되지않는 사연 이라고해서 모두가 뉴스성이 없는 내용이 아니다.

지난 3일 수신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김형인수원청소년문화센터장의 글이 좋은 예 이다. 공교육 부재의 안타까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교육의 과거와 현실, 미래 까지 언급한 이 글은 교육특집 방송의 소재로 분류돼 있기 떄문이다.



다음은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김형인 수원청소년문화센터장의 글’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둔 지 열두 해/종종 아이들과 지내던 시절이 그립긴 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나간 일들에 지나치게 미련을 갖지 않는 성격이기에 교직 생활하던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그러한 저를 낙천적이니 긍정적이니 추겨 세워주지만…….저의 교사시절은 참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스스로 자부해 봅니다.

21년간 담임한 제자가 1,238명.(제자들의 인적사항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두었음) 6학년 담임만을 16년.(그 중 11년은 연속으로 6학년 담임을 함) 덕분에 30대 후반부터 주례를 서기 시작하여 21번의 혼인주례.

수원, 용인 지역중심으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주역으로 일하는 제자들과 가끔 종종 만나기도 하고, 번개산행이나 SNS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고 삼삼오오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고달픈(?) 인생이야기도 나누곤 합니다.

때로 실패와 역경과 시련을 이기고 견뎌내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제자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가슴이 뭉클하게 저려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함께 근무했던 동료나 후배교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구동성으로 요즘 교직생활은 보람도 없고 전혀 행복하지 않다며 제가 적절한 시점에 학교를 잘 그만두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르치는 일보다는 나날이 늘어나는 교사들의 부수적인 업무/승진경쟁과 성과급 차별지급 등으로 동료를 적으로 만드는 교직사회/초등학생까지 국가단위 학력평가를 실시하여 지필평가 성적에 의해 아이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아 서열화시키는 한심한 교육행정/체험위주의 교육과정으로 개정 운영하지만 여전한 지식/입시 위주의 교육/지난 날 중고등학생들이 저지르던 악행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아이들/학부모들의 이기적이고 도를 넘어선 자기자식 사랑/어지간한 성적으로는 교육고시라고 불리는 교원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교사가 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가슴이 따뜻한 교사보다는 똑똑하기만 한 신규교사들로 채워지는 학교/존경받는 선생님은 커녕 일종의 직업/철밥통으로만 내몰리는 교단의 위상…….

요즘 냄비언론에 오르내리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구태여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교육계의 이런 현실들이 우리나라 학교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교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답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학교를 사람냄새 나는 세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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