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어머니 살아 계실 제, 함께 들었던 산비둘기 소리가 지금도

따뜻한 미소와 손, 그리고 엄마 냄새와 그리운 목소리


[NBC-1TV 육혜정 기자]이 글은 강혁 혜들꽃 촌장이 지난 2011년 7월 18일 NBC-1TV 보도국에 기고 하신 글로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올려 드립니다.

어머니 돌아가신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어머니 자취 배인 본채에는 일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제 많이 잊어 갑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 목소리, 그리고 미소와 미치도록 그리운 엄마 냄새. 엊그제 재활용차를 불러 두 트럭의 어머니 살림을 꺼내었습니다.

그렇게 아끼시든 그릇들, 헤어졌지만 정성껏 기운 옷들, 아끼시느라 입지 않으신 새 내복, 그리고 장롱 깊이 묻어둔 아버지의 잠옷,아니 아버지 돌아가신지 20년이 넘도록 보관 하시고 자식 몰래 꺼내 보셨을 체크무늬 아버지 잠옷입니다.

해 드시라고 드린 인삼은 뜯지 않고 그대로 있고, 보내 드린 편지,옛 어른들의 편지를 차곡차곡 쌓아서 신주단지처럼 모셔두고, 어머니 참 쓸쓸히 지내셔서 송구합니다.

큰 장롱 속에는 당신 돌아 가셨을 때 식구들 모이면 덮으라고 그 많은 이불들을 여기 저기 모아서 산처럼 쌓아 두셨습니다. 두 트럭 가득 쓰레기로 취급받으며 어머니의 소중한 살림을 실은 차를 보내고 장롱을 밖으로 꺼내어 태우면서 울쩍해진 제 마음을 아시는지요.

어머니 살아 계실 제, 함께 듣던 산비둘기 소리는 여전히 같은 음정으로 울어댑니다.

오늘은 방마다 새로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고 어머니 시집오실 때 가져오신 반다지 장롱 속을 텅 비워 제자리에 도로 놓았습니다. 곁에 누우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이 집으로 그때처럼 시집 오셔서 손주들 재롱도 보고 재미난 살림하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좋은 옷도, 그릇도 넘쳐나고 냉장고 티비도 좋고 돈만 있으면 좋은 물건이 넘쳐납니다. 이 자식이 어머니 혼수로 새로 세간을 채워 드리고 싶으니, 즐거워 하실 어머니,이제 오셔서 새로 사시길 바래 봅니다. 보고 싶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혜들꽃 촌장 강혁]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