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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이야기]"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경남 하동에서 만난 유럽풍 카페 이야기


“경전선 철교의 불빛이 시리도록 아름답다는 건 서울발 하동행 순환열차를 타 본 사람이면 안다”는 최영욱님의 詩 ‘하동역’처럼 새벽 안개에 휩싸인 송림과 푸른 강의 자태가 어우러진 하동은 한번 스쳐간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하동에서 하루 밤을 묵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따로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카페이다.

하동군 읍내리 265-23번지에 소재한 그 곳은 하동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시골 카페로 하동 섬호정 아래쪽에 자리 잡은 유럽풍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얼핏 보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 같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 - vous Brahms)”라는 소설에서 따 온 상호 부터가 운치 있다.



지난 2004년 9월 24일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 옹플레르의 병원에서 향년 69세로 사망한 프랑스 여류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슈만의 집에서 20살의 청년 브람스와 34살의 음악가이자 스승의 부인인 슈만 클라라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브람스의 순수한 짝사랑이 그린 명작으로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는 순진한 청년이 겪는 사랑과 고독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세례명이 ‘클라라’ 인 이 곳 사장 한미옥(48)씨는 상호(商號)를 직접 지었다. 아직 미혼인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반쪽 브람스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지난 1997년 11월 23일 이 카페를 오픈했다고 한다. 9년 전 운영하던 제과업(고려당 하동점)을 접고 시작한 카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기존의 유럽풍에 자신만의 개성을 가미한 고풍적인 멋을 연출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꽃꽂이 사범증 까지 취득한 그녀가 꾸민 아담한 공간은 1층과 2층 모두 오래된 분위기를 풍긴다. 지난 1993년 유럽 9개국을 관광하면서 느꼈던 그녀의 눈썰미가 하동식 유럽으로 접목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2004년 전지훈련 차 내한한 독일태권도국가대표팀이 이 곳 분위기에 반해 4년째 찾아 올 만큼 국제 관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어린이 생일잔치에서부터 성인단체 예약까지 연령 구분이 없는 고객층을 갖고 있는 카페는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연인들로 하동의 새로운 명물로 각인되고 있다.

카페 간판에 담긴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마지막에 ?가 아닌 점 세개...를 반드시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프랑수와즈 사강의 표현처럼 그녀는 아직도 자신을 사랑 할 브람스를 기다리고 있는 여인의 자태를 하고 있다.

육영수 여사의 검소하고 품위 있는 우아함을 존경한다는 한미옥 씨... 과연 그녀의 브람스는 언제 나타날까?... 이 가을 자신의 반쪽을 기다리는 그녀를 훔쳐보며 하동 녹차잔을 기울이는 가을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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