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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부음] 멕시코 태권도 대부 문대원 대사범 별세

- 세계태권도연맹, 연맹 서울본부에 고인의 빈소 차리고 조문 시작... 강신철 대사부, 영전에 추모글...

[NBC-1TV 구본환 기자] ‘멕시코 태권도의 대부’로 중남미 태권도 보급에 평생을 바친 문대원 대사범이 15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1960년대 후반 멕시코에 건너가 태권도 세계화에 큰 기여를 했으며, 특히 자신이 설정한 태권도의식을 통해 태권도의 품위와 명예를  선양한 태권도 지도자로 존경을 받았다.

도장 심사때 진행했던 촛불 점화식은 문대원 대부를 각인시키는 존엄으로 유명하다.

전통태권도를 가르치면서도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으로 경기태권도 발전에도 앞장섰던 문 사범은 우수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를 양성하여 멕시코 체육계에도 큰 공적를 쌓았다,

한편, 세계태권도연맹은 연맹 서울본부에 고인의 빈소를 차리고 태권도인들의 조문을 받은 가운데, 지난 3월 22일 구기동의 한 음식점에서 문대원 대사범을 만났던 국기원 강신철 대사범은 아래와 같은 글로 고인을 추모했다.


멕시코의 태극기여, 이제 하늘에 펄럭이소서

故 문대원 대 사범님 영전에

한 사내가 있었다./조국은 가난했고/시대는 척박하였다./그러나 그 젊은이는/낡은 시대를 원망하기보다/자신의 두 발로 길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하여 그는/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태평양/너머 낯선 대륙 멕시코로 향했다.

그의 손에는/칼도 없었고 총도 없었다./배 한 척 변변히 가진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민족이 끝내 빼앗기지 않아야 할 것은/땅보다 정신이라는 것을./그가 품고 떠난 것은/오직 맨주먹과 두 발,/그리고 태권도라는/한민족의 혼이었다.

당시 멕시코의 도장마다/일장기가 바람에 흔들리고/사람들은 태권도를/그저 ‘코리안 가라데’쯤으로 부르던 시절.

사범님께서는/말없이 그 깃발을 내리고/태극기를 걸었다.

그것은 단순히도장의 장식을 바꾼 일이 아니었다./한 사내가/타국의 하늘 아래서/조국의 이름을 다시 세운 일이었다.

누구도 알지 못하던 이름/“태권도”/그 이름 하나를 위해/사범님은/수천 번 발을 들어 올리고/수만 번 몸으로 증명하셨다.

벽돌을 깨뜨린 것은 손날이었으나/실은 시대의 편견을 깨뜨린 것이었고,/상대를 넘어뜨린 것은 발차기였으나/실은 식민의 잔재와 열등감을 넘어뜨린 것이었다.

그리하여 멕시코의 뜨거운 태양 아래/태권도는 마침내/한 나라의 무도가 되었고,/한 민족의 정신이 되었다.

사범님께서는/가난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르치셨고,/분노에 흔들리던 청년들에게 절제를 심으셨으며,/승리보다 먼저/사람됨의 품격을 가르치셨다.

“삶에서 자신을 이기는 자가/진정한 승자다.”/그 말씀은/도장의 구호가 아니라/사범님 생애 그 자체였습니다.

57년…/참으로 길고도 외로운 세월 동안/사범님께서는/30만 제자를 길러내시고/450개 도장의 불빛을 밝히셨으나/정작 당신은 늘/가장 낮은 자리에서/태권도를 지키셨습니다.

그러기에/멕시코인은 사범님을/“그랑 마에스트로”라 불렀고,/우리는 감히/“태권도 대부”라 부릅니다.

오늘/2026년 5월 17일./한 시대의 거목이/마침내 하늘길에 오르셨습니다.

그러나 사범님,/저희는 함부로 슬퍼하지 않겠습니다./사범님께서 걸어가신 길마다/수없이 많은 제자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고,

사범님께서 세우신 태극기는/이제 멕시코 하늘 곳곳에서/여전히 펄럭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 이국땅에서/조국의 이름을 지켜내신 큰 무도인./이제는 하늘의 도장에서/편히 쉬소서.

후배 태권도인들은/사범님께서 남기신 정신을 따라/끝끝내 태권도의 혼을 지켜가겠습니다.

태권도인들이여,/문대원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라.

그는/기술로 강했던 사람이 아니라/평생 태권도의 품격으로 살았던/진정한 무도인이었다.

무인의 최고봉은 무덕(武德)입니다./강함으로 남을 꺾는 것이 아니라/강함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아는 경지,/그것이 사범님께서 평생 지켜오신
참된 태권도의 길이었습니다.

금년 3월 22일,/구기동의 조용한 자리에서/순구와 함께/사범님을 마지막으로 뵈었습니다./오랜 세월 세계를 누비신 분답게/눈빛은 여전히 깊고 맑으셨으며,

말씀 속에는/태권도를 향한 걱정과 사랑이/잔잔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식사는/단순한 만찬이 아니었습니다./한 시대를 건너온 무도인의 숨결과,/조국을 떠나 평생 태권도의 이름을 지켜낸/한 인간의 품격을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그날 사범님의 미소와 음성 하나하나가/마지막 가르침이었습니다.

사범님께서는/기술보다 사람을 남기셨고,/승리보다 정신을 남기셨으며,/무력보다 무덕을 먼저 세우셨습니다.

그러하기에/사범님의 삶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태권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준/한 편의 무도 교본이었습니다.

이제 사범님께서는 떠나셨으나/멕시코의 수많은 제자들과/세계 곳곳 태권도인들의 가슴속에는/여전히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구기동 봄날의 그 마지막 인사가/이토록 긴 여운으로 남을 줄/미처 몰랐습니다.

사범님…/부디 하늘의 도장에서 평안하소서./후배들은/사범님께서 지켜오신/무덕의 길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무덕인 호연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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