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1TV 이광윤 보도본부장] 세계태권도연맹(WT) 조정원 총재가 현지시간 3일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 14세(Pope Leo XIV)를 예방하고, 태권도 최고 영예인 명예 10단증을 전달했다.
이번 만남은 교황 레오 14세 즉위 이후 조 총재와의 첫 공식 회동으로,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인도주의 가치 확산을 위해 WT와 바티칸이 이어온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특히 요르단 아즈락(Azraq) 및 자타리(Za’atari)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7세부터 14세까지의 시리아 청소년 난민 선수 7명도 교황 예방에 함께했다. 이들 대부분은 난민캠프를 벗어나 해외를 방문한 것이 처음으로, 태권도가 난민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됐다. 선수들은 이어 6월 5일부터 7일까지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유소년 태권도 대회 중 하나인 ‘김 앤 리우 토너먼트(The Kim & Liù Tournament)’에 출전해 국제 무대에서 꿈을 펼칠 예정이다.
명예 10단은 태권도에서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단증이다. 조 총재는 전 세계 평화 증진과 인도주의 활동에 헌신해 온 교황의 공로를 기리며 명예 10단증과 태권도 도복을 전달했다.
수여식에서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 유쾌한 장면도 연출됐다. 평소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교황에게 조 총재가 “도복을 입고 테니스를 치셔도 좋겠다”고 말하자, 교황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WT와 태권도박애재단(Taekwondo Humanitarian Foundation, THF)이 난민과 강제이주민을 위해 펼쳐온 활동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이날 난민캠프 출신 어린 선수들을 직접 만난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조 총재는 “태권도박애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교황 레오 14세를 알현하고 THF가 전 세계 난민과 강제이주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펼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교황 레오 14세의 헌신은 태권도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접견은 6월 4일 개최되는 월드파라태권도 그랑프리와 6월 5일부터 7일까지 로마 포로 이탈리코(Foro Italico)에서 열리는 월드태권도 그랑프리를 앞두고 이뤄졌다.
한편 조 총재는 지난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태권도 명예 10단증을 수여한 바 있다. 또한 WT 시범단은 2018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과 2016년 제1회 세계 신앙과 스포츠 콘퍼런스(Global Conference on Faith & Sport)에서 역사적인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며 바티칸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바티칸태권도협회는 2021년 WT 총회에서 회원국으로 승인됐으며, 현재 WT의 215개 회원국 가운데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