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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냉정한 시각으로 봐야...

"이란 정부는 피로 얼룩진 역사의 오점을 지워야 한다"


[NBC-1TV 육혜정 기자]핵 문제로 군사적 논란을 빚었던 이란이 대선 선거 부정 의혹으로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 불복 시위는 해외 이란인들의 현지 시위로 까지 이어지며 예상을 초월하는 형국으로 이란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가 시내에 배치 되었을 때만 해도 위압적인 단순 경고로 인지 되었던 사태는 이슬람 민병대 ‘바시지’ 대원들의 무차별 발포로 모두 20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1032명이 체포되는 최악의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대선에서 낙선한 미르 호세인 무사미 전 총리가 “6월 12일 투표가 날조됐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6월 29일,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당선을 최종확정하면서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영국 대사관 직원 체포에 따라 이란 주재 EU 27명의 대사가 전원 철수할 위기에 처해 있는 현 이란 정국은 내우외환(內憂外患)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或者)들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지 못한 이란을 지칭 하며 사실상 혼란이 수습국면 이라는 속단을 내리지만, 이란의 역사를 보면 결코 단기전으로 끝 날 사안이 아니다. 지난 1978년부터 2년간 왕정 타도를 외친 시위가 그 좋은 예이다. 참혹한 피의 역사로 기록된 그날은 비극의 역사 그 자체이다.

비폭력으로 진행된 시위를 경찰과 민병대는 의도적으로 발포했고 시위대는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중들은 자신의 희생을 ‘순교’라고 믿으며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이들은 마치 경쟁 이라도 하듯이 죽음의 대열에 합류했다.



학살을 자행하며 폭압을 행사했던 진압군은 결국 순교(?) 행렬에 두 손을 들었고,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무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이란 국민들의 승리였다.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볼때, 적군도 아닌 자국민 20여 명의 목숨을 빼앗은 정부의 대응은 민중 봉기의 불씨를 남긴 역사적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국가 원로들의 정부 비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란 개혁파 지도자인 모하마드 하타미(Mohammad Khatami)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선언도 반 정부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1일 성명을 내고, “벨벳 쿠데타(무혈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이번 대선 결과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권리를 억압한 정권이 화합과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국제적 대응도 이번 사태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언필칭, 이번 시위가 실패한다해도 미국과 서방은 20여 명의 학살에 대한 죄명에 대못을 박을 것이 확실하고 결국 그 '멍에'는 이란 정부의 체제 '정통성'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언제든지 반정부운동의 도화선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마땅한 증거도 없이 정치 논리로 비약하는 것도 모순이다. 무사비측은 이런 압도적인 선거결과(아마디네자드 63%, 무사비가 34%) 자체가 선거 부정이 개입했다는 증거로 거론한다. 권력 속성상 아마디네자드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집권 정부가 개입하면 얼마든지 무슨 일이든지 부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사비측의 주장을 액면적으로 믿기에는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다. 선거에 진 당사자와 반 이란 정서가 팽배한 서방언론들의 여론을 맹신하는 것은 폭력을 방조하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발상이다.

본 기자는 동안 이란 정부에 대해 호의적인 보도를 했던 외국언론사(NBC-1TV)의 일원으로써 이란 정부에 대해 남다른 아쉬움이 많다. 이란은 석유 매장량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의 자원부국이다. 유라시아 복판에 넓은 땅덩이(면적 165만㎢)를 가진 대국으로 그 전통과 문화는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이런 잠재력을 가진 역사적인 나라가 무엇이 떳떳하지 못해 외신을 추방 하는지 모르겠다. 부정선거가 아니라면 당장 닫힌 빗장을 풀고 피로 얼룩진 역사의 오점을 지워야 한다.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서방 언론들의 마녀 사냥식 취재도 당당하지 못하다. 이라크의 후세인을 저주하며 경쟁적으로 전쟁 시나리오를 써 온 결과 오늘의 이라크는 어떻게 되었나? 언제까지 포성과 테러를 취재하는 종군기자들을 양성해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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