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은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를 포함한 3부 요인,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정당 대표, 외교 조문사절단 등 2만400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고, 이는 지상파 방송과 칼라TV(인터넷방송), 커널뉴스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폭염 속에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종이 햇볕가리개가 부채와 모자로 병행될 만큼 무더웠다. 이는 안전을 이유로 물병 반입이 금지되면서 체감 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영결식은 오후 1시 55분경 사회를 맡은 손 숙 전 환경부 장관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신 영구차가 입장하고 있다’는 안내에 따라 조악대의 조곡이 울려 퍼지면서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무궁화대훈장, 노벨평화상이 앞서고, 운구차 뒤로 이희호 여사가 흐느끼며 유족들과 함께 들어섰다. 이어 국민의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인 약력보고,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의 조사,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한승수 총리는 조사에서 “대통령님이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민족화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발자취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은 “독재정권 아래에서 숨쉬기조차 힘들 때,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희망이었다”며 “과연 누가 산보다 우람한 거목이 떠나간 자리를 채울 수 있겠습니까”라며 비통해했다.
30도가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차분히 진행되던 영결식은 잠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유가족의 헌화. 분향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헌화를 하려던 순간,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 조문객이 중계석 바로 앞에서 “(이대통령을 향해)위선자”라고 외쳐 경호관들이 긴급 제압하는 돌발 상태가 발생했으나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영결식이 끝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운구 행렬은 오후 3시10분경 여의도 국회를 출발해 동교동 사저로 향했다. 시속 3-40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하는 운구행렬은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실은 캐딜락 오픈카가 앞장서고 그 뒤를 영정 차량과 영구차, 유가족과 측근들이 탄 승용차 20여대가 뒤따랐다.
운구차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과 동교동 사저를 거쳐 서울광장에서 노제를 지낸 후, 오후 5시쯤 서울현충원에 도착해 안장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