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스' 호주가 '유럽의 자존심' 이탈리아를 3대0으로 물리치고 이번대회 첫승을 올려 결승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17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피스퀸컵 수원국제여자축구대회 예선 B조 경기에서 호주(피파랭킹 12위)는 이탈리아(피파랭킹 13위)와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넣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5일 대회 첫경기에서 나란히 우승후보 미국과 브라질에 패해 1패씩을 안고 맞붙은 양팀은 오늘 경기를 놓치면 예선 탈락이 확정되는 만큼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었던 한판. 호주의 리사 드 배나와 이탈리아의 파트리치아 파니코는 세계적인 공격수답게 양팀 공격을 이끌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움직임과 슈팅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던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난 양팀의 경기는 후반 접어들자마자 이탈리아의 공세로 넘어갔다. 파니코의 헤딩슛과 교체멤버 알리치 파리시의 슈팅은 번번히 골 문을 벗어났고, 측면 크로스는 호주 골키퍼 리디아 윌리엄스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1분에 터진 첫 골은 호주 미드필더 헤더 게리오크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진영 45도 방향에서 팀 동료 카이아 사이먼이 날린 강한 땅볼 패스를 발끝으로 살짝 방향만 바꾸는 재치 있는 슛으로 이탈리아의 골 망을 갈랐다. 여세를 몰아 1분 뒤 문전 혼전 중 튀어나온 볼을 또다시 게리오크가 왼발로 밀어 넣어 2대0. 순식간에 점수차는 두골 차로 벌어졌다.
호주는 종료 직전 교체멤버 에이미 채프먼이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를 3대0으로 마무리했고, 남은 브라질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미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호주의 톰 서메니 감독은 "전반에는 운이 좋았고, 후반에는 우리 의도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며 "지난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남은 브라질전에서 최선을 다해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결승골 포함 두골을 넣은 헤더 게리오크는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해서 기쁘다"며 경기의 소감에 대해 밝혔고, 대한민국 팀에 대해서는 "아시안컵에서 고전했던 기억이 난다"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좋은 팀으로 성장할 것을 믿는다"고 평가했다.
2008 피스퀸컵 수원 국제여자축구대회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수원 월드컵 경기장과 수원 종합 운동장에서 열리고 있으며, 모두 8개 팀이 A, B 조로 나뉘어 풀 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위 팀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우승팀과 준 우승팀에게는 각각 20만 달러(약 2억 원), 5만 달러(약 5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