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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심재원 '분데스히가 출전 초읽기'

22년간 차붐이 불었던 '프랑크푸르트팀'에 입성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말은 결과를 전제로 한 과거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달 31일 오후 1시 30분. 22년 전, 차범근(전 국가대표팀)감독이 활약했던 '프랑크푸르트팀'에 입단하기 위해 독일로 떠난 심재원(24 부산 아이콘스) 선수.

기자가 심재원 선수를 처음 취재한 것은 5년 전인 지난 1996년 10월 말에 있었던 '제30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였다. 당시 기자는 몇명의 스타(공격수)들보다도 한국팀 주장을 맡았던 심재원 선수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그의 축구 근성도 근성이거니와 주장으로써 팀을 리드하는 모습이 돋보여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취재한 것이다.

그는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교체 없이 전후반을 다 뛰어도 단 한 번의 실수에 팀의 승패가 결정되는 수비수이지만, 우리나라의 팬들은 수비수들의 투혼보다는 공격수들의 '골'에 열광하는 풍토가 있다고 열변을 토로했었다.

물론 외국의 경우도 대부분의 스타가 골을 넣는 공격수 위주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수비수에 대해 편견이 심하지는 않다. 고질적인 문전 처리에 골 결정력이 부족한 공격수들은 어느 한 순간에 골을 넣으면서 환호를 받는다.

골키퍼도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막아낼 때 박수 갈채를 받지만, 수비수들은 상대적으로 가장 고독한 90분을 뛰면서도 잘하면 본전이고 자칫 실수라도 하면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라는 비난을 받아 온 게 우리나라 축구계의 '실정'이다"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열심히 해서 그 편견을 허무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었다

자신의 꿈이 "조영증, 홍명보 선수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가 되는 것"이라던 심재원의 뒤에는 언제나 그를 지켜보는 열정과 지성의 부모가 있었다.

아버지 심원근(49. 사업) 씨와 어머니 오옥순(49) 씨는 매 경기마다 아들을 쫓아다니며 심선수를 뒷바라지했는데, 경기가 끝나면 곧장 경기장을 빠져나와 선수단 차에 탄 아들을 격려하며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랑을 보였다

결코 나서지 않으면서도 늘 아들 심재원(당시 연세대) 선수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었다. 오늘의 심재원을 만든 스승이 부모님이라는 찬사를 듣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의 분데스리가 진출은 지난 1979년 차범근(프랑크푸르트)을 시작으로 2000년 이동국(베르디 브레젠)까지 여섯번째이지만, 입단과 동시에 주전에 발탁되어 곧 바로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는 심재원 선수가 처음이다.

그것도 한국 축구의 최고 스타였던 차범근(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활동했던 무대인 '프랑크푸르트팀'이다. 비록 지난 시즌 수비수들의 난조로 1부리그 18개팀 중 17위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2부리그로 밀려난
'프랑크프루트'라지만 심재원 선수의 독일 입성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신인 1순위로 계약금 1억원(연봉 3천만원)에 부산 아이콘스에 입단한 그는 이번 독일 입단에서도 특별 대우를 받았다.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 1년에 약 20만달러(2억 6천만원)에 고급주택과 고급승용차 등의 특별대우를 약속 받았다고 한다.

독일 현지에 심재원과 함께 동행했던 아버지 심원근 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더마트' 프랑크푸루트 감독이 오는 8월 6일 2부리그 만하임과의 2차전에 심재원을 투입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한다.

"스위스 출신 감독인 '안더마트'는 3부리그팀을 1부리그로 끌어 올린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현재의 수비진이 노장과 신인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고전한 것으로 알려져 청소년대표시절 팀의 주장으로 동료들을 관리(?)했던 심재원의 팀매너(?)도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재원은 지난 1998년 연세대 3년때 국가대표에 발탁되면서부터 개인 노트북을 소지하고 다닐 정도로 자기 개발을 도모했던 학구파(?) 선수다. 그래서 이번 독일행이 2002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의 청신호로 보는 축구인들이 많은 것이다.

자식 사랑에 남다른 심원근 씨는 지난 달 말에 공항에 나타난 심재원의 애인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후배의 소개로 3년간의 열애를 했다"는 심재원의 애인 김수아(23) 씨는 오는 8월 중순 '분데스리가' 휴식기에 잠시 귀국하여 약혼식을 올린 후 함께 독일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오는 6일 벌어질 분데스리가 2부리그 만하임과의 2차전에 처녀 출전 할 심재원의 데뷔 경기는 5년 전 그가 주장했던 많은 축구철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떡잎이 자라서 거목(국가대표)이 되었고, 이제 열매를 맺기 위해 꽃 까지 피었다.

5년 전 '제30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시상대에서 우승컵을 치켜 들었던 한국청소년대표팀 주장 심재원이 이제 제2의 차붐을 일으키고 '금의환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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