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공연

동춘서커스단 '무대의 귀공자' 박광환

'평양교예단'의 맞수 '동춘서커스단'을 찾아서(2)


흑백TV 만큼이나 우리에게 멀어진 듯 했던 한국 서커스를 경기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한국서커스의 대부(?) 박세환(한국곡예협회 이사장 겸, 동춘서커스단 단장)단장이 말하는 국내 최고의 곡예스타는 누구일까?

아마 한 손으로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동춘에는 그 만큼 인기 곡예사가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대의 귀공자'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박광환(26) 곡예사야 말로 스타 중에 스타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 1월 27일부터~29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 '동춘한.중드림드림팀전국투어대회'는 그의 독무대나 다름이 없었다.

7056명의 관객을 동원한 '드림팀공연'은 화려한 의상과 이국적인 재주를 구사했던 중국팀의 재주도 볼거리였지만, 유일하게 한국대표로 나선 박광환(26) 곡예사의 재주가 단연 돋보였던 것은 기자만의 느낌이 아니였으리라.

그의 재주는 대략 15분. 보는 관객으로는 짧고 재미있게 느껴지겠지만 그에게는 150분 같은 힘겹고 부담스러운 기나긴 시간이라고 한다.

특히, 이 날 '드림팀공연'은 기진맥진하여 무대를 내려와도 그에게는 편히 쉴 자유(?)가 없었다.

공연을 마치고 커피 한잔을 마시려고해도 팬들이 에워싸며 사인 공세가 벌어진 것이다. 동안 국내 서커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비교적 관객층이 두터웠던 이벤트였는데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를 좋아했다. 특히, 1356명의 많은 인파가 모였던 28일 오후 4시 공연은 그의 리사이틀을 방불케 했다. 그가 탁구공을 입으로 불어내는 재주를 할 때는 1,2층 관객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탄성을 자아냈다.

노래하는 '가수'가 아닌데도 '앵콜'을 앵콜(?)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고, 결국 그는 관객을 위해 5분이나 더 연기하고 퇴장하는 퇴장하는 행복한 고문(?)을 당했다.

그가 무대를 퇴장 할 때, 친 관객들의 박수는 열광 그 자체였다. 마치 "그가 이 곳에 오면 또 와서 보겠다"는 무언의 찬사 같았다. 무대 매너와 다양한 재주로 관객들의 혼(?)을 빼고 퇴장한 그는 분장실에 들어서기가 바쁘게 주저 앉았다. 15분간 쏟아내는 '체력소모'와 정신집중으로 인한 피로가 급습하기 때문이다.

3남1녀중 차남인 그는 7세 때, 고향 진주를 떠나 대양서커스단(단장 이공수)에 입문하여 8세 때, 긴 장대 위에 올라가 재주를 부리는 연기를 시작으로 곡예사에 데뷔했다. 그 해 공연 중에 정전이 되어 7미터 아래로 떨어져 팔이 부러졌으나 깁스를 하고 공연을 했을 때도 있었고, 매니저 최중구(양아버지) 씨와 함께 잠시 서커스단을 떠나 밤무대에 선 적도 있었다.

그러다 22세때, 동춘에 월급제 곡예사로 입단하여 동춘가족이 되었다. 지난 1996년 전주공연 때 지금의 아내 류혜정(24) 씨를 만나 현재, 미선(4) 주선(3) 두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관객으로 온 살빛 고운 처녀가 좋아 먼저 프로포즈했고, 그녀는 순회공연장을 찾아 다니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현재 동춘 천막극장 내에 있는 '간이매점' 여사장이 그의 아내 류혜정(24) 씨 이다. 당시 기사를 통해 그를 '무대의 귀공자'라는 애칭을 지었던 기자는 '드림팀공연'에서 느꼈던 그의 일면을 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곡예사들이 자기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편한 의상으로 갈아 입었지만 그는 오히려 더 화려한 의상으로 갈아 입었다.

'팬사인회'를 그야말로 '귀공자'처럼 격조있게 한 것이다. 드림팀공연에서 그의 사인용으로 제작된 기념품이 천여장 정도 소모 되었으니 그가 실제로 팬들에게 해준 사인은 1천번을 상회 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국내 곡예스타 1호가 탄생한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장소가 보수성이 강한 '경기문화예술회관'인 만큼,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한다. 당시, 경기문화예술회관의 강도영 공연기획담당관은 '드림팀공연'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 평하고, '호두까기인형' 등의 작품이 공전의 기록을 세운 전례가 있지만 이는 학생 등 단체관객 동원이 용이한 클래식이었음을 고려 할 때, '드림팀공연'이야말로 경기문화예술회관 개관 이후, 최다 관객 동원임을 시사했다.

지난 1월 26일 오후 1시 첫 공연 이후, 29일 7시 30분 마지막 공연까지 총 12회 공연에 무려 7056명의 대관중이 모였던 '동춘드림팀공연'은 수 많은 기록과 화제를 뿌리며 그렇게 풍성하게 끝났다.

동춘 박세환 단장의 새로운 청사진을 엿 볼수 있는 시금석이 된 것이다. 그 역사적인 자리에 '무대의 귀공자' 박광환이 있었던 것이다.

지난 7월 16일 울산공연장에서 만난 박광환 곡예사는 지금도 틈만나면 연습을 한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우선 그의 1차 목표는 쟈글링의 세계 1인자인 "엔토닉 간도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곡예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성'씨가 '박'씨이다. 골프의 박세리, 야구의 박찬호 처럼 서커스도 그를 통해서 "박붐"을 일으켰으면 하는 게 그의 당찬 포부라고 한다. [NBC-1TV 이석아 기자]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