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1TV 육혜정 기자]이 글은 강혁 혜들꽃 촌장이 기고 하신 글로 본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어머니 자취 배인 본채에는 일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제 많이 잊어 갑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 목소리, 그리고 미소와 미치도록 그리운 엄마 냄새. 엊그제 재활용차를 불러 두 트럭의 어머니 살림을 꺼내었습니다.
그렇게 아끼시든 그릇들, 헤어졌지만 정성껏 기운 옷들, 아끼시느라 입지 않으신 새 내복, 그리고 장롱 깊이 묻어둔 아버지의 잠옷,아니 아버지 돌아가신지 20년이 넘도록 보관 하시고 자식 몰래 꺼내 보셨을 체크무늬 아버지 잠옷입니다.
해 드시라고 드린 인삼은 뜯지 않고 그대로 있고, 보내 드린 편지,옛 어른들의 편지를 차곡차곡 쌓아서 신주단지처럼 모셔두고, 어머니 참 쓸쓸히 지내셔서 송구합니다.
큰 장롱 속에는 당신 돌아 가셨을 때 식구들 모이면 덮으라고 그 많은 이불들을 여기 저기 모아서 산처럼 쌓아 두셨습니다. 두 트럭 가득 쓰레기로 취급받으며 어머니의 소중한 살림을 실은 차를 보내고 장롱을 밖으로 꺼내어 태우면서 울쩍해진 제 마음을 아시는지요.
어머니 살아 계실 제, 함께 듣던 산비둘기 소리는 여전히 같은 음정으로 울어댑니다.
오늘은 방마다 새로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고 어머니 시집오실 때 가져오신 반다지 장롱 속을 텅 비워 제자리에 도로 놓았습니다. 곁에 누우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이 집으로 그때처럼 시집 오셔서 손주들 재롱도 보고 재미난 살림하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좋은 옷도, 그릇도 넘쳐나고 냉장고 티비도 좋고 돈만 있으면 좋은 물건이 넘쳐납니다. 이 자식이 어머니 혼수로 새로 세간을 채워 드리고 싶으니, 즐거워 하실 어머니,이제 오셔서 새로 사시길 바래 봅니다. 보고 싶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혜들꽃 촌장 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