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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물폭탄에 의한 산사태 방비책, 선조들의 古宅에서 찾는다

배산임수형의 고택에는 반드시 산쪽으로 대나무 밭이 있다


[NBC-1TV 박승훈 기자]이 글은 외부 기고자(혜들꽃마을 강혁 촌장)의 글로 본사의 편집 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최근 고향집을 도배하였는데, 도배하시는 분이 천장에 붓글씨가 있다 하여 안청에 들어가 올려보니 상량할 때 써둔 글인데, 필체로 보아 증조부의 글이라 추측이 된다.

시간이 나면 사진을 찍어 올리겠지만, 병인년(1866년) 10월 초 11일에 상량을 하였다는 내용인데 거의 150년 전 집을 지으셨다는 것이다. 프랑스 군인이 기독교 박해를 구실로 병인년에 강화도를 공격하여 황실의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해 간 바로 그 해이다.

오래된 고택이 있는 어느 동네나 대략 비슷하겠지만, 지금처럼 아무리 물난리가 나도 그런 동네가 안전한 이유는 택지를 정해 집을 짓는 사람들은 백년 이상 자연재해로 부터 안전한 지역을 일일이 골라 집을 지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한 촌장이 과거 100년전의 쓰나미의 기록을 보고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미터가 넘는 방파제를 쌓아 금번 일본 쓰나미에서 그 동네가 안전했듯이, 사람사는 동네는 지난 역사가 안전한지 아닌지 조사하고 집을 지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여기 통영 고향의 고택도 뒤로 바로 붙어 산이 있어 생각에 따라 위험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산아래 바로 집 뒤로 긴 대밭을 조성하여 산사태의 무너지는 토사를 정체시키는 '슬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나무라는 것이 이번 우면산 토사유출 때처럼 뿌리채 뽑혀 밀려 내려가는 나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나무 뿌리는 촘촘하게 서로 얽혀 그 어떤 산사태도 걸러내고 정체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뿌리와 별개로 지상부에 촘촘하게 자란 대나무숲 역시 이런 대량의 토사를 걸러 낸다는 것이다.

이 대나무 뿌리 밑으로 토굴을 파고 전쟁 때 폭격을 피해 숨기도 하였다는 어머니의 생전의 말씀에 따르면, 폭탄조차 대나무 뿌리를 제대로 뚫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고택이 있고 뒤로 배산임수형의 지형에 가보면 어김없이 집과 산 사이에 대나무 숲이 있는 것은 산사태에 대비한 조상의 지혜로 보인다.

이번 서초동 우면산이 산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고 현지 주민들은 이제 비만 오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일 것이다.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살지 않던 곳에 인구가 집중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집을 짓고 살기에 이런 크나큰 피해가 온다.

서초동 우면산은 암반이 없고 지형이 완만해 비가 오면 스폰지처럼 물을 천천히 빨아 들이는 형국이다. 물이 차게되면 그 무게로 또 무너질 가능성이 크고, 이런 산은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대나무가 좋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남부지방에서만 자랐지만 지금은 아열대성 기후의 형태로 전국 어디서나 대나무가 잘 자란다. 산 하단부는 물론 산 중턱이나 정상 부분등 중간 중간을 길게 띠를 형성해서 대나무를 군데 군데 심어 두면 3-4년이 채 되지 않아 대나무 숲을 이루고 띠를 형성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위적으로 형성한 콘크리트 토사옹벽보다 더 강력하고 견고하게 산을 지켜줄 것이고, 최소한 토사의 대량 밀림현상을 막아낼 것이다. 100년 이상 지내온 고택, 배산임수형의 옛주택에는 반드시 산쪽으로 대나무 밭이 있는 건, 이 시대 우리에게 조상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는 셈이다.

돈도 적게 들고 확실한 방비책은, 이렇듯 조금만 신경써서 살펴보면 자연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조상들은 이런 지혜를 몸소 실천하셨던 것이다. -혜들꽃마을 촌장 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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