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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명의 은인이 떠나시다...

감동을 주는 좋은 글(1)


부적절한 글은 독자에게 상처를 주지만, 사랑이 담긴 글은 감동을 준다. 악성 댓글로 혼탁해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감동을 주는 글을 찾기란 쉽지않다. 이글은 모 정치인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혜들꽃 촌장이신 강혁 선생의 글로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옮겨 적어 보았다.[정세희 기자 주]

1980년 초겨울, 부산에서의 일이다. 할머님의 별세 소식에 통영을 다녀온 후에 혼자 기거하던 자취방에서 몇 일만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는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이웃 주인 아저씨가 새벽녁에 화장실을 가려고 방앞으로 스쳐 지나 가는데 물이 끓어 넘치는 소리에 부엌문을 두드려 본 모양이다.

그런데 인기척이 없으니, 이번에는 집 뒤로 돌아 창문을 억지로 열고 소리를 쳐도 깨어나지 않자, 연탄가스 중독으로 이미 죽은 줄 알고 바로 인근 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한다.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당시 강씨 성을 가진 경찰관이 문을 뜯고 들어와 보니 숨을 쉬지 않고 거의 죽은 상태인데 심장만 가늘게 가끔 뛰더라는 것이다.

당시 엠블란스도 시원찮은 산동네에 급히 업고 아래로 뛰어 내려가니 새벽녘 택시들이 죽은 사람을 실으려 하지를 않자 경찰관이 길을 막고 억지로 택시를 잡았다고 한다.

그때 연탄가스 중독인 것을 아는 택시기사가 '오늘은 저기압이라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많을테니 부산대 병원보다 위생 병원에 가면 낫지 않을까'하고 경찰관에게 말했고 택시 기사와 경찰관은 위생병원으로 즉시 실고 간 모양이다.

그때 부산대 병원은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고압산소 탱크 앞에 줄을 지어 기다리다 결국 죽은 사람도 많았다는데, 나는 살려고 했든지, 마침 위생병원에 도착하자 말자 고압 산소탱크에서 한사람이 막 나오고 그 빈자리를 들어갔다고 한다.

보통 산소탱크에 들어가면 의식이 돌아와야 하는데, 너무 연탄가스를 많이 마신 탓에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의사가 포기하고 꺼내려 하다가, 지켜보든 경찰관이 대기중인 환자도 없으니 이 젊은 사람이 그냥 죽기는 아깝고 한번 더 고압 산소탱크에 넣자고 간청하여 의사가 그렇다면 환자가 장님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시 한번 산소탱크에 넣었드니 한참을 지나 의식이 깨어 났다고 한다.

산소탱크에 두번 연속해서 들어간 사람 중에 후유증 없이 살아난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이 그 후 의사의 무용담(?)이 되었다.

오늘 신문을 보니, 바로 그 고압산소 기계를 만드신 분이 서울대 윤덕로 교수 였다는 사실과 오늘 별세 하셨다는 기사를 접하고 순간 멍해졌다.

고압산소 기계를 만드신 분을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이 그냥 외국에서 들어온 기계려니 하였고 그것을 윤덕로 교수라는 분이 만든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혼자 그냥 사는 것 같아도 이렇게 다른 분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20살의 나이로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것인데,이렇게 생명을 연장하고 살게 해 준 사람들의 은혜가 잊었든 과거 그 마디 마디에 그대로 맺혀 있었던 것을 발견하고 못내 부끄러운 마음이다.

윤교수님의 명복을 빌며, 뒤늦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혜들꽃 촌장 강혁-
[NBC-1TV 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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