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들꽃마을 촌장 강혁]작년까지만 해도 느긋하게 복지를 만지기만 하고 언제 멋지게 터트려 볼까 하고 맛사지만 하고 있든 정치 야심가들이 갑자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두드려 맞은 박근혜의 복지 뭉둥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왕좌왕, 좌충우돌하고 있다.
박근혜가 무슨 복지?하며 냉소로 애써 무시하고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여기고 있든 정치권이 막상 복지태풍이 찻잔을 빠져나와 온 나라를 복지열풍으로 뒤덮은 박근혜의 기습타에 거의 혼이 빠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에 묘한 쾌감조차 느낀다.
이제 박근혜의 복지는 한반도를 대부분 점령하고 강력한 세력으로 머물자, 두더쥐처럼 땅 속 깊이 박혀서 대선 때나 고개를 내밀 예정이든 온갖 정치 잡새에서 부터 잡초까지 있는데로 얼굴을 내밀고 한마디씩 복지를 주절거리니 측은지심까지 든다.
선점이라는 현상이 일단 형성되고 나면 그 후에 나타나는 것은 아류요 모방이요 짝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며 결국 2등이나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류 최초로 달에 내린 암스트롱은 기억하지만 그 후 달에 내린 우주인의 이름을 사실 모르고 지내듯, 그 '처음'이라는 것의 힘은 아무리 이를 무시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 처음 그대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 어릴 적에 어느날 부터 라디오를 틀면 '미풍 미풍~'하는 노래가 울려 퍼지고 집집마다 미풍을 써보라고 공짜 미풍이 물량공세를 벌리는 일대 미풍 전쟁이 있었다.
당시 인공 조미료 시장을 '미원'이 이미 점령한 상태에서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미풍을 만들어 돈과 조직력으로 미원을 간단히 이길 것이라 굳게 믿고 사력을 다해 온갖 매체를 동원한 광고로 밀어 붙였지만, 막상 구멍가게에 간 주부가, 미풍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으니 그냥 '미원'주세요~ 하고 사 버리니 미풍이 이길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코카콜라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아무리 후발주자인 펩시가 맛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찾고 피로를 느낀 사람들이 약국을 가면 그 많은 피로 회복제 광고에도 불구하고 자기도 모르게 '박카스 주세요'가 입에 배여 버린 바로 이'인식'이 그만큼 무서운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결국 가장 처음 접하고 인식하여 판단한 것은 인간의 뇌 속 깊이 무의식에 그냥 심어 저장하기 때문에 콧물과 재치기가 나면 자신도 모르게 그냥 '판토 주세요'가 입에 터져 나오는 것을 어떡하란 말인가.
박근혜의 복지 역시 첫사랑처럼 국민에게 '한국형 복지'로 뇌리에 이미 심어지고 무의식에서 저장까지 마친 이상 그 누구가 박근혜의 복지가 틀렸느니 허구니 해봐도, 국민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들 이야기에 관심조차 없으니, 얼마나 정치꾼들이 답답해 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진보측에서 조차 차기는 박근혜에게 정권을 넘기고 차차기로 기회를 모색해 봐야 한다는 공론이 은밀히 돌자 전직 총리가 나서 박근혜에 대한 패배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그도 그런 말을 하면서 내심 맞는 말이고, 자신들은 이미 깨진 밥그릇이라는 것을 누구 보다 잘 알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
이 글은 외부 기고자의 글로 본사의 편집 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NBC-1TV 김은혜 기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