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16일 북한 주민 22명이 지난 8일 소형 고무보트 두 척을 타고 서해 연평도 부근 남쪽 해안으로 표류해 왔다가 관계당국의 조사를 거쳐 당일 저녁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귀순 가능성과 ‘귀환 뒤 처형설’ 등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은 “이들은 굴 채취로 돈벌이를 하려고 설 명절 기간 당국의 어선출입항 통제가 느슨한 점을 이용해 출항했다가 귀항 도중 조류에 휩쓸려 표류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합동신문 결과, 귀순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조난 북한선박 처리절차에 따라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판문점을 통해 북쪽에 귀환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 22명은 모두 황해남도 강령군 등암리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로, 15~17살 학생 3명을 포함해 남자 8명, 여자 14명으로 알려졌다.
또 6세대 13명은 부자, 부부, 형제, 자매, 숙질 관계이고, 나머지 9명은 이웃 주민들로 "단순히 조난을 당했을 뿐 귀순한 게 아니다"라며 "가족들이 있는 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국정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의문에 꼬리를 물고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지난 8일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 연평도 부근으로 왔다가 다시 북으로 돌려보내졌다고 하는데, 정부 당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확인도 없었고, 발표도 없었다"고 의문을 나타내고 "만약 단순한 표류가 아닌 귀순을 원했는데 그냥 돌려보낸 것이라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 당국은 단순한 표류라는 대답으로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경위를 밝혀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대변인도 북송된 후 북한의 공안 당국에 의해 비공개로 처형됐다는 교도통신 보도를 인용하며 "(남측 해안으로 표류했던) 22명은 북한 남서부의 황해남도 주민들로 북한의 공안기관, 국가안전보위보는 이들이 배를 이용해 북한을 탈출하려 했다고 간주해 송환 즉시 처형했다는게 사실이라면 북한의 인권침해가 극에 달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방증하는 것이다"며 "또한 우리의 관계당국도 남북관계의 냉각을 고려해 '귀순 목적'을 '단순 표류'로 위장해 북송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실이라면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며 "실체적 진실에 대해 낱낱이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