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1TV 이광윤 보도국장]지난 2013년 타계한 미국의 UPI 헬렌 토머스 기자는 1961년 여성기자로는 최초로 백악관 출입을 했던 인물로, 케네디 대통령부터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약 60년간 무려 10명의 대통령을 취재한 백악관 출입기자의 전설이자 세계 언론인들의 귀감이 되었다.
차장.부장급 기자만 되어도 취재현장과 거리를 두는 우리나라 언론문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존경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현실은 기자들의 개인적인 자질이라기보다는 한국 언론계 전반에 만연된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춘천 MBC에서 보도국장을 14년간 역임한 후 퇴사한 지규헌 대기자는 헬렌 토머스 기자와 동일 궤도를 그리고 있는 좋은 예이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월남전 종군기자 등 베테랑 기자였던 그는 문화방송 평기자 시절 취재원인 시각장애인에게 천만원을 빌려준 일화가 있었을 만큼 인간미가 있었지만,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정도를 걷는 기자로도 유명했다.
1980년대 춘천비행장에 불시착한 중공민항기를 생방송했던 지 기자의 취재 근성은 종군기자 경험을 십분 발휘한 특종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가 퇴직 후 이순의 나이에도 강원통합방송 출범에 산파역할을 하며 "기자는 평생 기자여야 한다"고 천명했을 때 그를 주목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지규헌 기자도 언론제도권의 장벽을 허물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관례를 깨고 한국판 헬렌 토머스 기자의 등장을 예고하는 인물이 있어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우리것보존협회와 아리랑문화진흥국제연맹이 공동주최하고 NBC-1TV가 후원한 '제19회 세종문화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최동철 기자가 그 주인공...
1970년 TBC 공채아나운서 7기로 방송에 입문한 후 1972년부터 스포츠 기자를 시작해 올해로 45년째 스포츠 현장을 누비며 취재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의 나이는 올해 74세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강골(?)임을 감안하면 아흔살까지 취재 활동이 가능하다고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
1982년부터 88년 서울올림픽까지 매일 50분짜리 KBS ‘9시 스포츠’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KBS 보도본부 스포츠 취재부장시절이던 1994년 가을 KBS1 ‘9시 뉴스’ 직후 15분짜리 ‘스포츠뉴스’를 신설해 본인이 직접 뉴스를 진행하며 체육기자의 존재감을 높였던 그를 행사 사회자 김성남이 알아보고 무대에 세웠다.
무대에 오른 그는 "당일 두 개의 방송을 소화하고 왔다"며, 동석한 국민MC 송해 선생을 즉석 인터뷰했다. "아흔살에 방송을 하시는 분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데, 건강의 비결이 뭐냐?"며 토크쇼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송해 선생이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면 건강해진다"는 명쾌한 답변을 하자 시상식에 참석한 300여 관객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74세 노기자(본인)의 열정을 칭찬하는 자리에 대선배 송해 선생에게 시선을 돌리게 하고 아흔살 노익장에 대한 존경의 박수를 유도한 그를 두고 "역시 프로!"라는 극찬이 이어졌고 스포츠 취재 외길 45년을 걸어 온 최동호 기자에게도 감동의 박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