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1TV 이석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 근절의지를 밝히고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5년동안 실제 신고건수는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 적발현황 자료’에 의하면 기술유용행위 사건은 총 14건으로 이 중 12건은 공정위가 직권인지하여 조사한 사건이었고 2건은 신고에 의한 것이었다.
중소기업 측이 기술유용을 당하고도 이를 공정위에 신고할 경우, 대기업과의 거래관계 단절 및 후폭풍으로 인해 신고가 쉽지 않은 구조가 저조한 신고 결과로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앞서 신년 업무보고에서도 국가 경쟁력까지 위협하는 기술유용행위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기술유용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시정명령과 경미한 과징금 처리에 그쳤고, 유용이 드러난 경우에도 과징금 부과액은 총 5건, 액수로는 24억110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내 최대 부과 과징금 규모도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불공정하도급 건 9억7천만원이었다.
현행 하도급법상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11.3.29 시행)을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최근 5년동안 기술유용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공정위는 접수된 사건들이 대금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유용에 대한 피해액수 추정과 손해액 규모 산정이 곤란하다고 밝혀, 3배이내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또한 대기업은 납품계약 체결 전부터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중소기업이 이를 거절할 경우 계약 체결을 거부당하거나 계약 후 물량 축소 우려 등의 이유로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어 징벌적 과징금 부과제도의 실효성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윤관석 의원은 “기술탈취는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악질적인 불공정거래행위”라면서 “중소기업의 기술자료가 더욱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유용 행위에 대한 징벌실효를 높이고, 피해업체가 신고를 이유로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