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1TV 이광윤 보도본부장] 느린 장단의 ‘긴아리랑’으로 고양에서의 무대를 연 ‘김영임의 소리 孝’. 긴 호흡 속에서도 다양한 시김새를 사용하는 높은 기량의 경기민요를 선보이며 고하(高下) 김영임의 '효(孝) 공연'이 시작되었다.
소리가 좋아 한 길만 걸어온 국악 명창 '김영임의 소리'가 이번에는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국악의 무대가 어떤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질지 기대가 되는 고양 공연.
“석달 만에 피를 모으고 여섯 달만에 육신이 생겨 열달 만삭을 고이 채워서 이내 육신이 탄생을 하니~~” 김영임의 소리가 꽹과리 선율에 어우러질 때 “부모님 은혜”는 눈물과 함께 울컥 밀려오는 공연의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김영임의 소리 孝 대공연'은 국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며 성악과 김영임의 독창적인 창법이 더해졌는데 고양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는 점이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고하(高下) 김영임 명창의 대표곡인 회심곡을 비롯해 아리랑,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과 나나니, 세상사람, 출가 등과 제자들과 함께 부른 양산도, 매화타령, 천안삼거리 등의 대표 민요 메들리가 공연되는 풍성한 국악 마당이었다.
공연의 주제인 孝에 초점을 맞춘 전체적인 기획도 돋보였다. 단순한 국악 공연이 아닌, 국악에 드라마와 퍼포먼스를 더한 ‘국악 뮤지컬’ 형태로 진행되어서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누구나 공감하며 즐길 수 있었다. ‘효(孝)’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국악과 전통악기 소리로 전개되어 보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국악에 드라마를 접목한 형식에 맞춰 어머니 역에 김덕주, 딸 오수윤, 아들 정재용, 아역으로 이다경이 출연하여 열연을 하였으며, 노래의 서정적 공감과 극의 서사적 설득력이 결합하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었다.
극 구성과 무대 연출을 현대적으로 꾸며 젊은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높이 살 만하였다. 대극장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이동식 무대와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수효과, 그 위에 수놓아진 아름다운 수묵화 향연 등 다양한 무대 연출로 인해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았다.
다양한 무대 변화 속에서 펼쳐진 김영임의 소리와 인생스토리는 새로운 감동을 더했다. 20살에 국악에 입문하여 한 길을 걸어온 세월, 국악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남편 이상해의 적극적인 외조에 대한 감사,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님을 섬기는 이상해의 효심이 남달라 존경스러웠으며, 김영임 스스로 올바로 살 수 있는 본보기였다는 개인 인생스토리는 공연의 주제와 밀착되어 더욱 실감있게 다가왔다. 그런 사실을 증명하듯 남편이자 조력자 코미디언 이상해는 재치와 입담으로 막간의 무대에 웃음을 불어넣었다.
무대 뒤에서 만난 김영임과 이상해는 성공적으로 서울과 고양 공연을 마친 안도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특별히 김영임의 소리 인생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몇 해 전부터 기획하고 구상했다고 한다. 국악의 전통과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접목했고, 숱한 고민과 과정을 거쳐 국악 뮤지컬 형태의 감동 드라마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극 중 어머니가 병으로 죽은 다음 다시 환영으로 나타나 황천으로 가는 장면도 숙고 끝에 김영임의 아이디어로 넣게 된 장면이라고 밝혔다.
국악을 통해 소리의 길을 45년 동안 걸어온 김영임의 이번 무대는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이며 서민적인 공연이며 부모님의 소중함과 은혜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자리였다.
고하(高下) '김영임의 소리 효' 공연은 4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5월 6일 고양 아람누리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5월 7일 대구, 5월 13일 부산, 5월 21일 울산, 5월 27일 춘천, 6월 3일 안산, 6월 10일 진주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