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1TV 구본환 기자] 한국 장애인태권도가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린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인 ‘2018 김운용컵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장애인태권도 10년 역사를 다시 썼다.
(사)김운용스포츠위원회(위원장 김혜원)는 올해 김운용컵 국제태권도대회(조직위원장 이동섭)을 준비함에 있어 故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부위원장의 태권도 발전에 대한 뜻을 기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국제대회를 마련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을 통해 세계랭킹 G1등급의 대회로 승인을 얻었고, 태권도 종주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가 됐다. 때마침 7월 폴리네시아에서 개최하기로 한 오세아니아 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가 선수 참가 저조로 인해 취소되면서 올해 김운용컵 대회는 G4등급으로 승격되어 진행된 것이다.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운용컵 국제태권도대회에는 총 14개국 79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총 16명의 선수를 참가시켰다. 2009년 첫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 한 명의 선수밖에 출전시킬 수 없었던 태권도 종주국이 10년만에 16명이라는 대규모 선수단을 참가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국제대회 참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장애인태권도 역사상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낸 김황태(인천광역시장애인태권도협회)를 비롯해 아시아대회 동메달리스트 유병훈(우석대학교)과 주정훈(경상남도장애인태권도협회)이 이번 대회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8년만에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세계대회 동메달리스트 김현(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과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은재(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 박수혁(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과 2015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해온 김명환(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가 은메달, 아시아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나형윤(가평군장애인체육회)이 동메달을 보태며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선수를 시상대에 올렸다.
그동안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장애인태권도에 무관심해 왔다. 한국 내 장애인태권도의 보급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KTAD)가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2009년부터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름만 유지할 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아 현실적인 장애인태권도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지난 2009년 WT의 첫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장애인태권도 1세대 한국현 선수는 협회가 아닌 지인의 도움을 얻어 간신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으며, 선수발굴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2016년까지 WT의 장애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가 불과 2~3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2017년 장용갑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선수 발굴과 육성을 중점으로 경기단체로서의 목적 사업에 충실하게 됐고, 행정적으로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운영체계를 잡아가면서 대외적인 신뢰도도 높아졌다.
이러한 협회의 변화는 2017년 한국이 지난 2009년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8년만에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게 됨으로써 증명되기 시작했으며,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한국 장애인태권도 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과 은메달,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올해 김운용컵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국제대회 최고 성적의 갱신했다. 선수단의 규모도 선수 16명을 참가시키면서 역대 국제대회 참가 최대인원을 기록했다.
KTAD 장용갑 회장은 “태권도는 대한민국 국기로 수십년간 정부의 지원아래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지만, 정작 태권도의 미래 가치인 장애인태권도는 정부의 무관심과 배척 속에 10년이라는 힘겨운 세월을 보내왔다”면서 “우리 협회 임원들은 장애인태권도가 전 세계 어떠한 스포츠 종목도 주지 못한 감동과 세계인의 미래 삶의 가치를 변화시키는 데 큰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종주국으로서 장애인태권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무거우나 협회를 믿고 잘 따라주는 선수들이 있어 함께 손을 잡고 잘 나아갈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