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으로 서거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이날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전 대통령이 오늘 오후 1시43분 서거하셨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 형식과 절차 문제 등 후속조치 논의에 착수했다.
박 원장은 이날 “지난 7월 13일 폐렴으로 입원하셨지만 마지막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해 심장이 멎었고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과 폐색전증 등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심폐소생술 여부에 대해서는 “생명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을 때 시도를 하지만 고령이신데다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해 더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 여사와 홍일ㆍ홍업ㆍ홍걸 3형제 및 손자ㆍ손녀가 임종을 지켰으며 권노갑ㆍ한화갑ㆍ한광옥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고 서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쾌유를 기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세계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의료진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의 뜻을 잘 받들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조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정중히 모시겠다”고 전했다.
지난 1925년 전남 신안에서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 김운식(金雲植)과 어머니 장수금(張守錦)의 4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제15대 대통령 재임 기간에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해방 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화해협력 시대를 연 공로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큰 정치지도자를 잃었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고,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이 소식을 긴급타전했다. [NBC-1TV 정세희 기자]